학계를 깜짝 놀라게 한 ‘불완전성 정리’ 발표 1931년, 괴델은 20대의 나이에 학계를 깜짝 놀라게 한 세기적 결과인 불완전성 정리를 발표한다. 이것이 바로 괴델을 유명하게 만든 이론이다. 이 정리의 증명 속에는 앞서 컴퓨터에서 언급한 계산이론의 토대가 담겨져 있다. 괴델의 정리는 너무나도 신비하게 들려서, 일생을 들이더라도 그것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해야겠다는 갈구가 생길 정도이다. 불완전성 정리를 한마디로 요약하긴 힘드나, 축약해본다면 ‘진리임에도 증명될 수 없는 수학적 명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이것이 무슨 말인가? 수학적 명제는 증명을 통해 진리임이 밝혀지는데, 증명될 수 없는 명제가 진리인 것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그러면 수학적 진리란 무엇이고, 그것을 증명한다는 의미는 정확히 무엇인가? 그의 정리는 제일, 제이 불완전성 정리들로 나눠진다. 제일 불완전성 정리는 대략적으로 서술하면, 수학에서는 증명도 부정도 되지 않는 명제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앞서 언급한 칸토어의 연속체 가설과 연관된다. 괴델은 연속체 가설이, 제일 불완전성 정리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증명도 부정도 안 되는 명제일 것이라 추측했다. 마침내 그는 1930년대 중반, 연속체 가설이 수학에서 ‘부정되지 않는 명제’임을 증명하는데 성공한다. 그 후 1960년대에 와 비로소 코헨(Paul J. Cohen)이란 젊은 수학자에 의해 연속체 가설이 ‘증명도 되지 않는 명제’임이 밝혀짐으로 연속체 가설 문제의 종지부가 찍힌다. 코헨은 그 업적으로 수학자 최고상이라 할 수 있는 필즈(Fields)상을 받는다.
제이 불완전성 정리는 더욱 놀랍다. 수학을 전개하는 근본 공리를 선정해 그 체계가 정말 모순이 없다면, 그 모순이 없다는 사실 자체는 (그 체계의 논리전개로는) 증명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앞서 언급한 힐베르트의 프로그램이 성취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리학문계는 다시 한 번 커다란 충격과 놀라움에 휩싸인다. 괴델의 정리는 힐베르트나 그 이전 수학자들이, ‘우리가 알고자 하는 수학적 문제들은 결국 진리이거나 거짓으로 판명 또는 증명될 것이라’는 당연하다고 여겼던 믿음이 옳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 인식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음을 매우 분명하게 보여준 하나의 세기적 사건이었다.
제일, 제이 정리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진리이나 증명되지 않는 수학적 명제가 존재한다’이다. 제이 정리의 경우, 방금 살핀 것과 같이, ‘수학에 모순이 없다’는 명제 자체는 진리여야 함에도, 증명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제일 정리의 경우도, 수학에서 증명도 반증도 되지 않는 명제는, 플라톤적 관점에서 그 자신 또는 자신의 부정명제 둘 중 하나는 참일 수밖에 없으나, 어느 것도 증명되지 않는다.
괴델은 참인 수학적 명제들의 범위가, 인간이 궁극적으로 증명의 방법을 통해 참으로 확인해 인식할 수 있는 명제들의 범위를 넘어선 것을 보인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인간이 참으로 인식 또는 증명할 수 있는 명제'들의 범위를 규정하기 위해 `계산 가능하다'는 개념을 최초로 제안하게 된다. 나중에 튜링과 후대 학자들에 의해 정의가 확장 보강되고, 튜링은 그렇다면 기계적 프로그램으로 `계산 가능하다는 개념'을 실행하는 장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실제 컴퓨터를 설계하기에 이른 것이다.
불완전성 정리가 미친 영향  불완전성 정리로 힐베르트의 원래 의도 했던 계획이 무산됐다고 해서 그의 형식주의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가 처음 제시했던 수학의 형식적 재구성에 관한 철학과 관점은 계속 유효하고 올바른 방향이라 여겨졌고, 현대수학은 그의 형식주의의 발전에 바탕을 두고 있다. 즉, 인간의 근본적 인식의 한계로 인해 힐베르트가 원하던 것을 100% 얻을 순 없다 하더라도, 그의 주장은 기본적으로 옳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불완전성 정리는 칸토어 이후 제기돼 왔던 수학 기초론의 기본 논의를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드러내고 한계 속에서도 계속 작업을 해야 함을 알려 준 것이다. 따라서 이후, 대부분의 수학자들이 수학기초론의 근본적 인식에 동의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출렁이던 초기 수리논리학 역사가 안정되고 급속한 후속 진보를 이루는 토대가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는 분석철학, 인식론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언어학, 현대의 인지과학에 까지 파급력을 끼치고 있다. 논리학 내에서는 정리의 확장이, 양상논리라는 형태로 발전해 오늘에 이른다. 정리의 증명에 사용된 코딩이론, 계산가능성론 등은 후대 튜링, 폰 노이만(von Neumann) 등에 의해 발전돼, 세계 최초의 현대적 컴퓨터 설계를 위한 이론 배경이 된다.
2006년에는 괴델의 탄생 백주년을 맞아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에서 기념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참가했으며 괴델의 우주론, 이론 컴퓨터 학에 미친 괴델의 공헌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괴델의 업적이 신학, 철학 등의 인문학과 인지과학에 미친 영향에 대한 보고가 다음날 계속 됐다. 그의 주 연구 분야였던 집합론, 수리논리학에서 현대에도 계속되는 영향과 결과들의 발전에 대한 발표가 뒤를 이었다. 지난 세기 학자들 중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지대한 자취를 남긴 사람이 있었던가? 그와 그의 업적에 대한 향연은 끝난 것이 아니라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커져가고 있다.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