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수의 그래프를 보면, 부드럽게 굽어 보이는 그래프가 많다. 사인 함수를 비롯한 삼각함수도 그렇고, 지수함수, 로그함수, 무리함수, 유리함수, 다항함수까지 보통 접하는 함수의 그래프는 대개 쭉 뻗은 직선이기보다는 부드러운 곡선이다. 그런데 이런 곡선 위의 점을 하나 골라 그 주위를 확대해보면 의외의 세상을 만나는 수가 있다.
곡선과 가장 가까운 직선- 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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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이 아닌 곡선 중 가장 간단한 것은 2차 함수의 그래프다. 그 중 가장 간단한 f(x)=x 2의 그래프를 생각해 보자. 얼마나 간단한지, 대개 중고등학교 시절을 거치면서 무수히 그리는 경험을 한다. 이런 모양의 곡선을 포물선이라고 부르는데, 북한에서는 팔매선이라 부른다고 한다. 돌팔매질을 하면 돌이 그리는 자취가 2차 곡선의 모양이기 때문이다. 삼각함수나, 3차 함수 등이 아니고 하필 2차 곡선이어야 하는 이유도 미분과 적분으로 (공기 저항 등을 무시할 경우, 물리 법칙을 써서) 설명할 수 있는데, 그 얘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여기서는 이 곡선을 확대해 보는 데 집중하기로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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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x=0.5를 제곱하면 0.25이다. 따라서 점 (0.5, 0.25)는 곡선 위에 있다. 이제 이 점을 중심으로 그래프를 일정 비율로 확대해 보자. 돋보기 들고, 컴퓨터 화면 확대해야겠다는 순진한 분은 없으리라 믿겠다. 예를 들어 2배, 4배, 8배, 16배, 32배 확대하면 아래 그림을 얻는다. 각 그림에서 가운데에 그린 네모를 가로, 세로 각각 두 배씩 확대하면 다음 그림이 나오도록 하였다. 점점 확대할수록 기울기가 1인 직선에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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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변화율과 순간 변화율이처럼 어떤 점 (L, f(L))을 중심으로 하여 확대하면 할수록 그래프가 어떤 고정된 직선에 가까워지는 경우, (단, y 축과 나란한 직선은 제외한다) x=L에서 ‘미분 가능하다’고 말하고, 그 고정된 직선을 접선이라 부른다. 즉, 미분 가능한 점 (L, f(L))에서의 접선은 그 점 근방에서 곡선과 가장 가까운 직선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접선은 어떻게 구할까? 이미 접선이 지나는 점 (L, f(L))을 알고 있으므로, 기울기만 구하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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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미분 가능한 점 (L, f(L))을 중심으로 하여 상당히 확대한 그림이라고 하자. 곡선 위의 점 (a(n), f(a(n)))은 (L, f(L))과 멀어 보이지만, 엄청나게 확대한 그림이라면 실은 꽤 가까운 점이다. 이때 미분 가능하다고 했으므로, 이 두 점을 잇는 직선과, 함수의 그래프가 대단히 가깝다고 가정하고 있다. 두 점을 잇는 직선의 기울기는 y의 변화량 f(a(n))-f(L)을 x의 변화량 a(n)-L로 나눈 값인
인데, 이 값을 두 점 (L, f(L)), (a(n), f(a(n)))의 평균 변화율이라 부른다. 구하고자 하는 접선의 기울기는, a(n)이 대단히 L에 가까울 때, 평균 변화율이 가까워지는 극한값이어야 할 것이다. 이 극한값을 L에서의 ‘순간 변화율’이라 부르는데, 다만 a(n)이 L인 경우는 애초부터 기울기를 생각할 수 없으므로 제외해야 한다. 예를 들어 f(x)=x2인 경우를 보자. a(n)이 L로 다가갈 때, 다음 극한을 생각하자는 얘기다. (다시 말하지만, a(n)은 L이 아니다.)
이고, a(n)이 L로 수렴한다고 했으므로, 극한값의 성질에 의해 이 값은 당연히 2L로 수렴한다. 따라서 x=L에서의 순간 변화율은 2L이다. L=1/2인 경우 위에서 그래프를 확대하며 짐작했던 것이 맞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함수의 극한과 미분 계수
일반적으로 a(n) 자체는 L을 값으로 갖지 않으면서도 L로 수렴하는 모든 수열 a(n)에 대해 g(a(n))이 동일한 값 M으로 수렴할 경우, 다음과 같이 쓴다.
이런 표기를 쓰면 이제부터는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수열을 동원하지 않고, 함수의 극한을 얘기할 수 있다. 어쨌거나
의 극한값이 존재하면 그 값이 (L, f(L))에서의 접선의 기울기라는 얘기인데, 이 값을 f’(L)이라 쓰고 ‘L에서의 함수 f의 미분계수’라 부른다. 특히 x=L에서의 접선의 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 f(x)=x2인 경우 모든 L에 대해 f’(L)=2L임을 보였으니, x=1에서의 접선의 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항상 미분이 가능한 건 아니다 하지만 모든 함수가 미분 가능한 건 아니다. 예를 들어 그래프가 x=L에서 끊어져 있는 경우, 확대하면 직선처럼 보일 턱이 없다. 직선은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미분 가능하면 연속’이라 해서 속칭 ‘간미연’으로 부르는 정리인데 말로 풀어 쓰지 않고도, 수식으로 한 줄이면 증명할 수 있다. 한편 연속이더라도 미분 불가능한 경우는 많다. 예를 들어 x에 대해 절댓값을 대응하는 함수 f(x)=|x|를 생각해 보자. 이 함수의 그래프는 x=0 주변에서 제 아무리 확대해도 직선처럼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확대해도 그 모양 그대로다. 따라서 x=0에서 미분할 수 없다는 얘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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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수 f(x)=|x|는 x=0에서 미분할 수 없다.
접선의 의미 - 상대 오차! 흔히 접선은 그 점 근방에서 곡선과 가장 가까운 직선이라고 말한다. 특히, x가 L 근처의 값에 가까울수록, 함숫값 f(x)와, 접선에서의 값 f(L)+f’(L)(x-L)과 가깝다. 예를 들어 보자. f(x)=x2일 때, x=1 에서 접선은 y=2x-1이었다. 따라서 x가 1 근처의 수일 때 함숫값 x2과 접선에서의 값 2x-1의 값은 가깝다. 아래에 표를 참고해보자.
예상한대로 x가 1에 가까울수록, 함숫값 f(x)와 접선에서의 값이 비슷해진다. 하지만 이렇게 이해하고만 그치면, 접선의 진정한 의미를 놓치는 수가 있다. (1,1)을 지나지만 기울기가 미분계수 2가 아니라 다른 값인 경우를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기울기를 1로 바꾼 직선 y=x에 대해 오차를 셈한 표는 아래와 같다.
이 경우에도 접선이었던 경우보다 오차가 크긴 하지만, x가 1에 가까울수록 오차 자체는 0에 가까워지지 않은가? 사실 다른 기울기를 아무 거나 가져오더라도 동일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이래서야 곡선과 가까운 직선이라는 접선의 의미가 무엇인지 갸우뚱해지지 않을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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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x2 그래프의 (1,1)에서의 접선 y=2x-1(붉은색)과 y=x(푸른색)의 비교
함숫값 f(x)와 접선에서의 값 f(L)+f’(L)(x-L)의 차를 절대 오차라 부른다. 사실 f’(L) 대신 다른 값 m을 대입하여 구한 절대 오차 f(x)–f(L)–m(x-L)도 x가 L 근처의 값이면 당연히 0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절대 오차를 x의 변화량 x-L로 나눈 값인 상대 오차를 셈하면 얘기가 크게 달라진다. x가 L에 가까울 경우 상대 오차가 0에 가까워지는 경우는 m=f’(L)인 경우뿐이다! 증명도 한 줄에 불과하지만 왜 그런지는 직접 생각해 보길 바란다. 아무튼, 접선이란 상대 오차라는 면에서 곡선과 가까운 (유일한) 직선이라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접선이 곡선과 ‘가장’ 가까운 직선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접선인 경우 다음 표에서 볼 수 있듯이, x가 L에 다가갈수록 상대 오차가 0에 가까워진다.
하지만 접선이 아닌 다른 직선인 경우에는
상대 오차가 0에 가깝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접선을 구해서 뭐하려고?
미분은 알고 보면 별 것이 아니다. 접선을 구하자는 것이 바로 미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접선의 기울기, 즉 미분계수를 구하는 과정에서 함수의 극한, 혹은 수열의 극한을 계산해야 하는데 다소 번거로운 경우가 많아 만만한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미분법’이라 부르는 다양한 방법이 개발돼 있어, 함수의 사칙 연산, 삼각함수, 지수함수, 로그함수, 합성함수, 역함수 등을 미분하는 방법은 잘 알려져 있다. 어쨌거나, 고작 접선을 구하자고 미분을 한 거라면 실망스러운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미분이 별 것인 줄 알았더니 실망스럽다며 지레짐작하지는 않길 바란다. 미분에 대해 더 알아본 다음에 판단해도 늦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미분이 유용한 이유 몇 가지 정도는 아쉬운 대로 소개할 생각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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