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8일 수요일

양자역학과 양자화학




아직 양자역학을 공부한지 많이되진 않았지만 책의내용과 부록의내용들을 참고하여
양자역학과 양자화학에 대해 저술(?)해봤습니다.. ㅋ

양자화학과 양자역학

양자화학은 넓은 의미로 정의하면 양자역학이 화학에서 사용되는 모든 경우를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양자역학은 20 세기초에 고전역학으로 설명되지 않았던 여러가지 현상과 실험결과들 특히 미세입자들의 성질을 묘사하기 위하여
단편적으로 도입되었던 미봉책들을 토대로 1925년에 Schrodinger와 Heisenberg가 정립한 미세입자의 운동은 입자성과 파동성
양면을 고려해야만 제대로 묘사가 되다는 사실을 반영한 물리학의 기본이론으로 고전역학, 열역학, 전자기학, 통계역학과 더불어
인간이 자연현상의 이해를 위해 활용하고 있는 기본도구입니다.
화학의 근본주제는 분자이고 분자는 원자로 다시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자나 원자핵이 양자역학적인 취급이
필수인 미세입자의 표본임을 고려할 때 화학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이론이 광범위의 양자화학에 속하리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겠지요.
화학의 전 분야에서 분자의 미시적인 성질을 논하는 경우는 양자역학이 응용되므로 분자의 구조, 반응성이나 안정성등의 근본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양자화학적 취급이 필요합니다.
세부분야로 양자화학을 지칭할 때는 반응동력학과 양자통계역학등을 제외한 구조관련분야 특히 전자구조와 관련된 양자역학적
이론이나 계산법에 국한시키기도 하는데 이 경우 양자화학의 지상목표는 분자나 원자에 대해 시간과 무관한 Schrodinger의 파동
방정식을 푸는 것으로 집약됩니다.

이 파동방정식은 수소원자보다 복잡한 입자에 적용하는 경우는 근사법의 이용이 불가피한데
원자나 분자의 전자구조를 얻기 위해서는 항상 궤도함수(Orbital)를 설정하고 이를 토대로 이론을 설정하여 근사해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양자화학의 대상은 분자가 대종을 이루고 이때 분자궤도함수가 대부분 이론의 기초로 도입되므로 양자화학과
분자궤도함수론(Molecular Orbital Theory)은 같은 의미가 되겠네요.

물리화학에서는 분광학적 방법으로 얻은 정보의 해석과 열역학적인 양들의 계산이나 이해이외에도 반응성이나 반응경로의 규명에 양자역학적 방법들이 사용되고 분광학에서의 응용은 곧 분석화학으로 연장됩니다.
양자화학의 주체인 분자궤도함수는 이론유기화학과 이론무기화학의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분자궤도함수론은 유기화학과 무기화학에서 정성적으로 반응성과 안정성을 설명해주던 단계에서 최근 전산기의 발달에 편승하여
분자구조와 에너지에 대한 정량적인 정보를 제공해주는 수준에 도달하였으며 그응용범위가 생체분자나 신소재영역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 자료는 양자역학의 가설을 설명한 뒤 복잡한 계산없이 취급이 가능한 간단한 수소 및 He 원자와 수소 분자에 대해 양자역학적인 계산을 해보고 이를 토대로 복잡한 분자나 원자의 전자구조 파악에 이용되는 MO 계산방법들을 소개하여 양자화학 계산결과를
문헌에서 접했을 때 이용된 방법들의 기본 가정과 결과의 신뢰도 및 취약점들을 판단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하고, 실제 연구에서
전자구조 계산을 응용하려는 경우 도움이 되려고 합니다.

- 양자역학의 가설
미시적인 입자의 특성이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의 성질도 갖는다는 양면성이 있어 고전역학으로는 제대로 묘사될 수 없으므로
고안된 양자역학에서는 이론의 전개를 위하여 Newton의 운동법칙이 아닌 새로운 법칙이 필요한데 이를 양자역학의 가설 혹은
공리(Postulates of Quantum Mechanics)라 부릅니다.
양자역학의 가설은 고전역학의 운동법칙처럼 순서와 내용이 단일화 되어있지 않아 저자에 따라 여러 가지 분류와 순서를 발견할
수 있으나 가설로 설정되어야 할 전체 내용은 정립되어 있습니다.
여기서는 가설을 여섯 가지로 묶어 제시하지요.

가설 1. 주어진 계(System)의 상태에 관한 모든 정보를 내포하고 있는 함수 Ψ가 존재한다.
           이   Ψ를 파동함수(Wave Function)
 혹은 상태함수(State Function)라 한다.
          파동함수는 주어진 시공좌표상에서 단일값을 갖고 연속이며 함수의 자승 Ψ*Ψ가 적분가능(square integrable)이어야 한다.
          다만 연속상태를 나타내는 파동함수는 적분가능 조건을 만족하지 않다.
가설 2. 모든 측정 가능한 물리적인 양들에 해당하는 선형 허미션(Hermitian) 연산자(Operator)가 있고 이 연산자는 해당 물리적인
           양을 나타내는 고전역학의 표현에서 직각좌표의 변수들(x, y, z)을 그대로 연산자들로, 각 변수에서 정의된 선형 운동량
          px, py, pz 들을 연산자 -iħ∂/∂x, -iħ∂/∂y,  -iħ∂/∂z로 치환하여 얻을 수 있다.
          관찰이 가능한 물리량에 해당하는 선형 허미션 연산자의 고유함수는 완전한 조(Complete Set)를 형성한다.
가설 3. 어떤 물리적 특성 B에 대해 실제 측정에서 얻어지는 값은 항상 그 특성에 해당하는 양자역학의 연산자 B의 고유값중의
           하나이다.
          즉 고유값 방정식 Bφi = bi φi 에서  bi 만이 측정된다.
가설 4. 만약 Ψ(r,t)가 규격화된 상태함수라면 그시점에서 B에 해당하는 물리적인 양의 기대값 혹은 평균값은 다음식에 의해서
           주어진다.
        
가설 5. 외부의 간섭이 없는 양자역학적인 계의 시간에 따른 변화는 시간의존 쉬레딩거 방정식 (Time-Dependent Schrodinger
           Eqation) 혹은 시간의존 파동방정식으로 불리는 다음 방정식으로 주어진다.
            
          위의 시간의존 파동방정식에서 H는 계의 총에너지를 나타내는 해밀토니안(Hamiltonian) 연산자이다.
가설 6. 스핀양자값이 반정수 값인 입자들은 다입자계의 파동함수가 입자교환(permutation)에 대해 반대칭성을 갖고 스핀양자
           값이 정수이면 대칭성을 갖는다.

2012년 2월 2일 목요일

각을 3등분하는 방법 - 각 3등분은 불가능한가?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수학적 문제를 소재로 논쟁을 벌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 대표적인 소재 중 하나가 “임의의 각의 삼등분 작도문제”이다. 임의의 각의 삼등분 ‘작도’가 불가능함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자세한 내용은 [삼대 작도불능 문제] 참조) 그러나, 그 말이 임의의 각을 삼등분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도대체 이것은 무슨 말일까?


왜, 각의 삼등분 ‘작도’ 문제에 관심을 가질까?
고대 그리스 수학자들은 작도를 위한 도구로 단 두 가지만 제시하였다. 하나는 컴퍼스이고, 다른 하나는 눈금 없는 자이다. 현재 우리는 이 두 도구를 유클리드 도구(Euclidean tools)라고 부르고 있다. 다음은 교과서에 나오는 수학적 의미의 ‘작도’의 정의이다.


눈금 없는 자와 컴퍼스만을 사용하여 도형을 그리는 것을 작도라고 한다. 
  
이러한 정의를 기초로 하여 처음으로 제시 되는 작도 문제가 바로 ‘선분의 이등분 작도’와 ‘각의 이등분 작도’ 문제이다. 이러한 작도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선분의 삼등분 작도 문제가 나온다. 평행선 사이의 선분의 길이 비가 동일하다는 성질을 이용하면, 임의의 선분에 대한 삼등분은 간단하게 작도될 수 있다.

선분의 이등분.
각의 이등분.


이 두 도구를 이용하여 선분의 이등분, 각의 이등분 작도 문제 및 선분의 삼등분 작도 문제는 쉽게 해결하였지만, 당연히 해결되리라고 생각한 각의 삼등분 작도 문제해결에는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각의 삼등분 작도 문제해결에 큰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선분의 삼등분.


각의 삼등분 문제가 큰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 일상 생활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작도불능문제(원적문제, 배적문제)와 달리 각의 삼등분 문제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각의 삼등분 ‘제도(protraction)’는 가능하지만, ‘작도(construction)’는?
각의 삼등분 문제에 대해 논쟁을 하는 이유를 보면, 작도라는 용어에 대해 약간의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작도는 수학의 고유한 용어이기도 하지만, 일상 용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수학에서 모서리는 ‘선분’을 의미하지만, 일상에서 모서리는 ‘모가 진 가장자리’를 의미하는 것과 같은 경우로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작도에 대한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 보자. 네이버 어학사전을 검색하면 작도(作圖)는 첫째, ‘그림, 설계도, 지도 따위를 그림(drawing figures)’, 둘째, ‘자와 컴퍼스만을 써서 주어진 조건에 알맞은 선이나 도형을 그림(construction)’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결국 삼등분 문제의 논쟁은 첫 번째 의미로 작도를 받아들이는 사람과 둘째 의미로 작도를 받아들이는 사람들 사이의 오해 때문인 것이다.

수학에서 작도는 유클리드 도구만을 사용한 도형 그리기 활동이다. 그런데, 이 도구의 사용에 몇 가지 강력한 조건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것을 무시함으로 인해 다른 여러 가지 문제들이 도출되고 있는 것이다.

첫째, 자에는 눈금이 없을뿐 아니라, 내가 임의로 눈금을 표시하여 사용할 수도 없다.
자의 크기 자체를 눈금으로 사용해도 안 된다.
둘째, 컴퍼스로 그릴 수 없는 다른 곡선(쌍곡선,타원,포물선)을 사용할 수 없다. 또한,
작도로 얻어질 수 있는지 불명확한 곡선이나 도형은 작도에 활용할 수 없다.
셋째, 작도 도구의 사용은 유한 번만 허용된다. 즉, 무한 번 사용할 수는 없다.
넷째, 눈금 없는 자, 컴퍼스 이외의 도구는 사용할 수 없다.

반대로 위의 강력한 조건을 무시하면 어떻게 된다는 것인가? 바로 각을 삼등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의 조건을 무시하여 각을 삼등분하는 활동을 편의상, ‘각의 삼등분 작도’가 아닌 ‘각의 삼등분 제도’라고 해보자.


임의의 각을 삼등분 하는 방법
1)눈금이 있는 자눈금 없는 자에 1(임의의 크기)을 표시하면 임의의 각을 삼등분할 수 있다.

눈금 1이 표시된 자를 이용한 각의 삼등분.


삼등분할 ∠AOB가 주어져 있다. 반지름이 1인 원의 중심 O에 삼등분할 ∠AOB를 둔다. 자 위에 원의 반지름과 같은 크기 즉, 1의 크기인 눈금을 표시한다. 여기서 눈금의 한쪽을 점 P, 다른 한 쪽을 점 Q라 하고, 반지름이 1인 원과 직선 OA가 만나는 점을 R이라고 하자. 점 P는 직선 OB의 연장선 위에 놓이도록 하고, 점 Q는 점 O를 중심으로 하는 원 위에 오도록 한다. 자가 점 R를 지나도록 위치를 이동하면, ∠RPO가 ∠AOB를 삼등분한다. 비슷한 원리를 이용하면, 눈금을 자 위에 그리지 않더라도 자의 크기 자체를 눈금으로 이용해서 각을 삼등분하는 것 역시 어렵지 않게 가능하다.

2)컴퍼스로 얻을 수 없는 곡선을 이용 
둘째, 컴퍼스로 얻을 수 없는 다른 곡선을 이용하면 임의의 각을 삼등분할 수 있다. 아래 그림은 '체바의 사이클로이드'라는 곡선을 이용한 예이다. 이 곡선은 대학 이상에서 배우는 것이므로 분량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는 것을 양해하기 바란다. 특이한 곡선을 사용하면 각의 3등분 '제도'가 가능하다는 것만 이해하면 되겠다.

체바의 사이클로이드를 이용한 각의 삼등분.


삼등분할 임의의 ∠AOB를 직선 MN 위에 놓이게 한다. 그 다음 직선 OA위에 OE=1이 되도록 하는 점 E를 잡는다. 점 E를 지나고 직선 MN에 평행인 직선이 사이클로이드와 만나는 점을 P라 하고, 직선 O'P를 긋는다. 마지막으로 O를 지나면서 직선 O'P에 평행한 직선을 그으면, 이 직선이 ∠AOB를 삼등분한다.

3) 도구를 무한 번 사용셋째, 눈금 없는 자와 컴퍼스를 무한 번 사용하면 임의의 각을 삼등분할 수 있다.

무한 번 시행을 통한 각의 삼등분.


삼등분을 하기 위한 ∠AOB가 주어져 있다. 이 각을 이등분하여 (1)을 얻는다. 이것을 a1 이라고 하면, a1은 전체 각의 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1/2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다음, 앞에서 얻은 각의 반을 다시 이등분하여 (2)를 얻는다. 이것을 a2 라고 하면 a2= 1/2-1/4이 된다. 이제 (1)과 (2) 사이의 각을 이등분하면 (3)을 얻는다. 이것을 a3라고 하면, a3= 1/2-1/4+1/8이 된다. 이와 같은 과정을 계속 반복하여 보자. 그러면, 일반항으로 아래를 얻을 수 잇다.


그런데, 이것은 첫째 항이 1/2 이고 공비가 -1/2인 무한등비급수이므로, 다음 값을 얻을 수 있다.


즉, 무한 번 시행 후의 결과가 각을 삼등분한 것이 된다.

4) 다른 도구의 사용
넷째, 눈금 없는 자와 컴퍼스 이외 도구를 사용하면 임의의 각을 삼등분할 수 있다. 닮음의 원리에 따라 만든 아래 기구를 이용하면 각을 삼등분할 수 있다. 아래 왼쪽 그림과 같이 막대를 사용하여 등변사다리꼴 모양을 하면서 이음새 부분이 움직일 수 있는 기구를 만든다. 그 다음, 앞에서 만든 등변사다리꼴의 짧은 막대(막대 CO)를 새로운 등변사다리꼴의 대각선이 되도록 하는 새로운 등변사다리꼴을 추가적으로 구성한다. 또한 막대 DO를 새로운 등변사다리꼴의 대각선이 되도록 하는 새로운 등변사다리꼴을 추가적으로 구성하면 아래의 오른쪽 그림과 같은 기구가 만들어진다. 이 때, 세 등변사다리꼴은 모두 닮음이 되도록 구성한다.

닮음의 원리에 따라 만든 기구를 이용한 각의 삼등분.

처음에 두 막대가 이룬 각이 θ이므로, 이 과정을 세 번 반복하면 3θ의 각을 얻을 수 있다. 즉, ∠AOB를 삼등분하는 각은 막대 DO, 막대 CO가 가리키게 된다. 따라서 삼등분하고 싶은 각 위에 위와 같이 만든 기구를 가지고 가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삼등분된 각을 아래 사진과 같이 얻을 수 있게 된다.



각의 삼등분 작도는 불가능 하나 제도는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작도는 엄밀한 유클리드 작도를 의미한다. 즉, 눈금 없는 자, 컴퍼스만을 사용하여 유한 번 시행을 통해 도형을 그리는 활동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각의 삼등분 작도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수학적 결론이다. 하지만, 각의 삼등분 제도가 불가능한 것은 결코 아니다. 작도에 대한 엄밀하면서도 강력한 조건들을 무시함(?)으로서 얼마든지 각을 삼등분할 수 있다. 직접 종이 위에 각을 그리고, 정말 위에서 소개한 방법으로 각이 삼등분 되는지 확인 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 같다.

2012년 2월 1일 수요일

감마선 폭팔


2008년 3월 19일 우연히 밤하늘을 바라본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평생 한 번 뿐일지 모르는 색다른 경험을 했을 것이다. 무려 74억 년을 여행해 마침내 지구에 도달한 빛을 맨 눈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74억 년 전이면 태양계가 존재하기도 전이다. 빛공해가 없는 외진 곳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이라도 맨눈에 보이는 별은 3000개 정도다. 단 하나를 빼고는 모두 우리은하의 별들이고 그 대부분은 1500광년 안에 있다. 단 하나의 예외는 사실 별이 아니고 우리은하의 이웃인 안드로메다은하로 지구에서 200만 광년 떨어져 있다. 따라서 74억 광년 떨어진 천체가 맨눈에 보였다는 건 이 천체가 어마어마하게 밝았다는 뜻이다. 오늘 당장이라도 외진 곳으로 떠나 74억 년 전의 빛을 보고 싶지만 아쉽게도 이 빛은 더 이상 밤하늘에 빛나지 않는다. 2008년 밤에도 불과 40초 동안 희미한 별처럼 보였다 사라졌다.


우주에서 가장 격렬한 초대형 폭발 현상, 감마선 폭발의 구상도.


우주에서 가장 격렬한 초대형 폭발 현상, 감마선 폭발
사실 이 빛의 실체는 감마선 폭발(gamma-ray burst, 줄여서 GRB) 때 발생하는 후광이다. 감마선 폭발이란 우주에서 가장 격렬한 초대형 폭발현상으로 수초~수분 동안 지속된다.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는 태양이 평생 내놓는 에너지보다 크다. 태양보다 100배 이상 무거운 별이 자체 중력을 못 이겨 블랙홀로 붕괴할 때나 서로 쌍을 이룬 중성자별이 합쳐지면서 블랙홀이 될 때 감마선 폭발이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폭발하는 순간 나오는 빛의 대부분이 매우 짧은 파장인 감마선 영역(일부는 짧은 파장 X선)이기 때문에 감마선 폭발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감마선이 나온 뒤에는 X선, 자외선가시광선적외선 같이 파장이 긴 빛이 뒤따르는데 이를 후광(afterglow)이라고 부른다. 후광은 감마선 폭발 직후 나타나 수 주에서 수 개월에 걸쳐 지속되는데,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된 분출물이 주변의 성간물질과 부딪쳤을 때 나온다. 우리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건 후광 가운데 가시광선 영역이다.

감마선 폭발 현상은 1960년대 처음 관측됐는데 1990년대 들어서 본격적으로 연구됐다. 2004년 11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감마선 관측 위성인 스위프트(Swift)를 쏘아 올렸다. 예상 수명 5년을 훌쩍 넘어 지금까지도 작동하는 스위프트는 매주 두 개꼴로 감마선 폭발을 발견하며 이 분야의 관측데이터를 ‘폭발’적으로 축적시켰다. 또 스위프트와 연계된 지상의 망원경(자외선과 가시광선, 적외선 영역 관측)은 감마선 폭발의 후광을 관측했다.

2004년 미국항공우주국에서 쏘아 올린 감마선 관측 위성, 스위프트의 구상도.

앞에서 언급한 감마선 폭발은 GRB 080319B로 불린다. 이름에서 숫자는 관측된 날짜(2008년 3월 19일)이고 B는 이날 관측된 두 번째 감마선 폭발이라는 뜻이다. GRB 080319B는 후광 스펙트럼의 적색편이를 분석한 결과 무려 74억 광년이나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관측데이터를 토대로 밝기를 계산한 결과 GRB 080319B는 지금까지 관측된 모든 천체 가운데 가장 밝은 천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GRB 080319B가 우주의 극한 현상 가운데 밝기 부분에서 최고기록 보유자인 셈이다.

GRB 080318B. 74억 년 전에 일어난 감마선 폭발. 지금까지 관측된 천체 가운데 가장 밝아 40초 동안
맨눈으로도 보였을 정도다. 사진은 GRB 080318B의 후광으로 왼쪽은 스위프트의 X선 망원경, 오른쪽은
스위프트의 가시광선/자외선 망원경으로 촬영했다.
GRB 090423. 130억 년 전에 일어난 감마선 폭발로 지금까지 관측한 천체 가운데 두 번째로 오래됐다. 사진은 적외선 망원경이 포착한 천체로 확대된 부분에서 붉은 점이 GRB 090423이 내는 후광이다. 적색편이가 크다는 뜻에서 붉은 색을 입혔다.


130억 년 전 사건도 포착
감마선 폭발은 밝기 뿐 아니라 시간의 기록도 갖고 있다. 현재 우주의 나이는 137억 살로 추정된다. 빅뱅 이후 137억 년이 흘렀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관측하는 빛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얼마나 됐고 어떤 천체에서 나왔을까. 2009년 4월 23일 역시 스위프트가 관측한 감마선 폭발(GRB 090423)은 무려 약 130억 년 전 일어난 사건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빅뱅이 일어난 뒤 6억 3000만 년이 지난 시점이다. GRB 090423은 관측 당시만 해도 우주에서 가장 오래 전 사건으로 우주 극한 현상의 시간 종목에서 1등을 차지했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허블우주망원경이 131억 광년 전 은하(UDFy-38135539로 명명)의 빛을 관측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자리를 내줬다. 그 뒤 감마선 폭발과 은하에서 각각 나이가 좀 더 많은 천체가 관측됐으나 아직은 확증이 안 된 상태다.

GRB 090423의 폭발이 일어났던 빅뱅 이후 6억 3000만 년이 지난 시점에서 우주의 크기는 오늘날의 9분의 1에 불과했고 은하도 지금처럼 많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임명신 교수는 “감마선 폭발은 초기우주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며 “언젠가는 빅뱅 후 3억 년 쯤 뒤에 일어난 감마선 폭발을 관측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교수팀은 GRB 071025라는 또 다른 감마선 폭발의 후광을 관측해 분석한 결과 초기 우주에 있었던 우주먼지의 기원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GRB 071025 폭발 역시 지구에서 120억 광년 떨어진 상당히 오래된 사건이다. 임 교수는 “후광의 스펙트럼이 매끄럽지 않고 붉은색을 많이 띠고 있다”며 “이는 감마선 폭발 주변에 먼지가 많이 있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빛이 먼지에 흡수돼 약해진 패턴을 분석한 결과 먼지의 기원은 초신성 폭발로 추정됐다. 태양보다 큰 별의 마지막 단계인 초신성 폭발이 초기 우주에서 이미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한편 감마선 폭발은 우주 초기부터 전 영역에 걸쳐 관측되고 있는데 80억 년 전 부근이 피크다. 즉 우주의 진화에서 별이 활발하게 만들어지던 시기(50억 살 전후)에 감마선 폭발도 가장 많이 일어난 것이다.

120억 년 전 일어난 감마선 폭발 GRB 071025의 후광을 레몬산 망원경으로 찍은 영상. 왼쪽의 가시광선 영역에서는 보이지 않지만(1) 오른쪽 근적외선에서는 희미하게 보인다(2). 서울대 임명신 교수팀은 이 관측자료를 분석해 GRB 071025의 빛이 초신성에서 비롯한 우주먼지에 가려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감마선 내는 시간에 따라 두 가지로 분류
지금까지 관측된 감마선 폭발 수백 건의 감마선 지속시간을 보면 짧게는 0.01초에서 길게는 수분에 이르기도 한다. 그런데 지속시간 분포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흥미롭게도 쌍봉낙타의 등 같은 패턴이 나온다. 즉 0.3초 부근이 볼록한 작은 혹과 30초 부근이 볼록한 큰 혹 모양이다. 이는 감마선 폭발이 단일한 현상이 아님을 강하게 시사한다.

천체물리학자들은 감마선 폭발의 두 가지 메커니즘을 제안했다. 첫 번째가 감마선 지속 시간이 2초 미만인 ‘짧은 감마선 폭발(short GRB)’로 관측된 감마선 폭발의 30%를 차지한다. 짧은 감마선 폭발은 쌍을 이루는 중성자별이 서로 가까워져 합쳐지거나 중성자별이 블랙홀에 빨려 들어갈 때 엄청난 에너지가 분출되면서 감마선을 내뿜는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번째는 ‘긴 감마선 폭발(long GRB)’로 감마선 지속 시간이 2초가 넘는 경우다. 전체 감마선 폭발의 70%가 해당된다. 긴 감마선 폭발은 질량이 태양의 100배정도인 큰 별이 중력을 못 이겨 블랙홀로 붕괴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초신성폭발을 하며(이를 극초신성(hypernova)이라고 부른다) 동시에 천체 회전축의 방향으로 감마선을 포함한 제트를 분출한다. 후광 데이터는 대부분 긴 감마선 폭발에서 얻어진다.

그러나 이 가설이 확증된 건 아니다. 특히 짧은 감마선 폭발은 후광 데이터가 별로 없어 아직 불확실한 점이 많다. 부산대 물리학과 이창환 교수는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감마선 폭발을 두 타입으로 분류하는 데도 동의하지 않고 있다”며 “초기에는 같은 메커니즘으로 시작했다가 중간에 다른 경로를 밟아 이런 패턴이 나왔다고 설명하는 가설도 있다”고 말했다.

감마선 폭발의 두 가지 메커니즘.


속속 관측되고 있는 새로운 현상들
2011년 3월 28일 관측한 감마선 폭발의 시간 별 X선 밝기 변화. 감마선 지속 시간이 길 뿐 아니라 수일에 걸쳐 강력한 X선을 내뿜었다. 이 관측을 토대로 연구자들은 거대질량 블랙홀 주변을 별이 지나가다 빨려 들어갈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메커니즘을 제안했다.

최근에는 새로운 감마선 분출 현상도 관측되고 있다. 예를 들어 스위프트 위성의 감마선 망원경이 2011년 3월 28일 관측한 감마선은 수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고 강력한 X선이 수일간 관측됐다. 이 특이한 현상을 분석한 결과 은하 중심에 있는 거대질량 블랙홀 주변을 별이 지나가다 빨려 들어가며 감마선을 분출한 것임이 밝혀졌다.

2011년 12월 1일자 ‘네이처’에 실린 감마선 분출 현상도 특이하다. 역시 스위프트 위성이 2010년 12월 25일, 즉 크리스마스 때 관측해 ‘크리스마스 감마선 폭발’로 불린 GRB 101225A(A는 이날 관측된 첫 번째 GRB라는 뜻)가 그 주인공.

이 현상이 특이했던 건 감마선 분출이 무려 30분이나 지속됐기 때문이다. 반면 이어지는 X선 후광은 빨리 사라졌다. 이런 현상은 기존의 긴 감마선 폭발 메커니즘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아쉽게도 후광 데이터가 불충분해 이 폭발이 언제 일어난 일인가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

‘네이처’에는 이 현상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해석하는 논문 두 편이 나란히 실렸는데 둘의 입장차이가 너무 커서 어리둥절할 정도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천체물리학 연구소 크리스티나 퇴네 박사가 주축이 된 국제 공동연구팀(서울대 임명신 교수팀도 포함됨)은 덜 파격적인 해석을 내놓았다. 즉 중성자별이 거성 옆을 지나다 나선 궤도로 접근해 결국은 합쳐지면서 블랙홀로 바뀌고 이때 감마선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 그리고 열흘 뒤 초신성폭발이 이어졌다. 이 가설이 맞다면 세 번째 감마선 폭발 메커니즘이 밝혀진 셈이다. 퇴네 박사는 “크리스마스 폭발은 감마선 폭발의 유형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다양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이 현상이 지구에서 55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고 추측했다.

이탈리아 브레라천문대 세르지오 캄파나 박사팀은 이와는 전혀 다른, 상당히 파격적인 해석을 내놓았다. 즉 크리스마스 폭발은 지구에서 ‘불과’ 1만 광년 떨어진 우리은하 내부에서 일어난 현상이라는 것. 이 시나리오에서도 중성자별이 등장하는데, 소행성 같은 작은 천체가 중성자별의 중력에 잡혀 끌려오다 중력의 차이(조석력)로 천체가 일그러지며 파괴된다. 그 뒤 빠른 속도로 빨려 들어가는 잔해가 폭발할 때 감마선이 분출된다. 거대질량 블랙홀이 별을 집어삼킨 사건의 축소판인 셈이다.

사실 이 모델은 1960년대 감마선 폭발 현상이 처음 관측된 뒤 1973년 제안된 모델이었는데, 감마선 폭발이 먼 우주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라는 게 밝혀진 뒤 잊혀 있었다. 임명신 교수는 “두 연구 그룹을 이끈 캄파나 박사와 퇴네 박사는 스승과 제자 사이”라며 “이들이 한 현상을 전혀 다른 입장에서 해석하며 대립하게 된 것도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여러 가지 천문학의 난제를 풀기 위한 도구

수명을 넘겨가며 활약한 스위프트 위성과 지상의 여러 망원경 덕분에 지난 수년 동안 감마선 폭발 연구는 어느 때보다도 활발했다.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와 가장 먼 천체라는 기록을 세웠고 초기 우주의 먼지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기도 했다. 또 관측된 감마선의 거리 분포는 우주의 진화 이론을 뒷받침했다.

GRB 101225A에 대한 2가지 해석.

그럼에도 새로 알게 된 사실보다 규명해야 하는 현상들이 더 많아졌고, 감마선 폭발이 생각보다 복잡한 현상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임명신 교수는 “감마선 폭발 현상은 우주의 별 탄생 역사나, 초기우주의 물질 상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방법으로 죽는 별들의 모습, 우주 최초의 별들의 성질 등 여러 가지 천문학 난제를 풀기 위한 도구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많이 발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